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2014년도에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 배우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두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쳤습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암호기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국의 수학자이자 암호분석가 앨런 튜링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 노력에 대한 그의 공헌과 영국에서 동성애가 범죄로 규정된 시대에 동성애자로서 그가 겪은 어려움과 고뇌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줄거리
이 영화는 영국의 일급 비밀 암호 해독 센터인 블레츨리 파크에서의 초기 시절부터 독일의 암호 기계인 에니그마 코드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획기적인 작업까지 앨런 튜링의 삶을 따라갑니다. 이야기는 앨런 튜링의 어린 시절, 전쟁 중 그가 수학자로 활약하며 에니그마의 암호를 풀던 시기, 그리고 전쟁 후 동성애로 인해 경찰에 의해 조사를 받는 기간이라는 세 가지 타임라인 사이를 오갑니다.
앨런 튜링의 수학적, 논리적 능력으로 인해 그는 인간의 노력보다 훨씬 빠르게 에니그마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영화에서 ‘크리스토퍼’로 명명된 초기 컴퓨터)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동료와 상사의 반대에 직면한 앨런튜링은 끝끝내 자신의 의지를 수상인 처칠에게까지 전하게 되고, 팀장이 되어 자신의 팀원을 뽑아서 함께 기계를 개발합니다. 그는 결국 에니그마를 해독하게 되고, 영국과 연합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데에 엄청난 공을 세운 앨런 튜링이지만, 소련의 첩자인 팀원을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의심받고 공로를 인정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는 그 과정에서 동성애자라는 것이 드러나 화학적 거세를 당하게 되며, 결국 쓸쓸히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역사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은 통신을 암호화하기 위해 에니그마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무한해 보이는 설정을 갖춘 기계는 해독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암호화 코드를 생성했습니다. 에니그마는 문자를 뒤섞어 메시지를 인코딩할 수 있었으며 독일인들은 매일 기계를 재설정하므로 그들의 통신을 가로채어 엿듣더라도 해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습니다.
앨런 튜링은 1939년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팀의 일원으로 블레츨리 파크에 합류했습니다. 팀은 기존의 수단을 통해 에니그마를 해독하려고 노력했지만 보다 계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앨런튜링은 특정 논리적 추론을 테스트하여 가능한 에니그마 구성 수를 줄이도록 설계된 봄베라는 전기 기계 장치를 개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인사말이나 문구와 같이 독일어 메시지에서 알려지거나 의심되는 단어를 활용하여 튜링 팀은 봄베에 대한 매개변수를 설정하여 가능성이 낮은 문자 조합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접근 방식을 통해 가능한 설정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고 기계는 인간의 노력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1941년에 드디어 기계가 암호를 해독하여 울트라라고 알려진 중요한 정보를 생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보를 통해 연합군은 독일의 U-보트를 피할 수 있었던 대서양 전투를 비롯한 여러 주요 전투에서 중요한 독일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었고 결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역사가들은 앨런튜링이 에니그마를 해독한 덕분에 전쟁이 2년 단축되었고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앨런 튜링의 죽음과 남겨진 유산
종전 후 블레츨리 파크에서의 작업은 기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앨런 튜링은 그의 공헌에 대해 거의 인정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1952년 동성애로 인해 기소됐고, 감옥에 갇히는 대신 화학적 거세 치료를 받아들여 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습니다. 튜링은 1954년 자살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종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로 인하여 소련 쪽 간첩에 대한 경계가 삼엄하였는데, 그때 소련의 간첩으로 의심받았고 또 그가 당시 범죄로 여겨졌던 동성애자였기에 그의 업적과 공로는 묻혀지고 쓸쓸하게 생애를 마감해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간이 지난 후 앨런 튜링의 공헌은 널리 인정받았으며, 현재 그는 컴퓨터 과학과 인공 지능의 선구자로 추앙받게 되ᄋᅠᆻ습니다. 201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과학과 전쟁 노력에 대한 그의 엄청난 공헌을 인정하여 사후 사면을 하였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욱 실감나고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앨런 튜링이 아니었다면 독일군의 폭격에 미리 대비할 수가 없어서 전쟁 종식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는데, 그 덕분에 빠르게 종전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공헌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한 그가 너무 안타깝고, 당시의 사회적 배경이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늦게라도 그가 사면 복권 된 것이 너무나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을 2차세계대전과 독일과 국제사회의 대립,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의 대립이라는 배경지식을 갖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